영재성의 詩로 여는 아침
+ 십자가 아래서 +
홍수희
고독과 고통을 음미하라!
아주 천천히
그리하여 그곳에서
마침내 단맛이 나게 하라!
그때 비로소,
고독은 기도가 되고
고통은 은총이 되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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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대 고독!
그는 하늘의 아들이라며
하늘의 뜻에 순명했다
세상은 그를 미쳤다고 했고
종교는 신성을 모독했다고 했다
그리고 마침내
제국은 그를 십자가에 못 박았다
그의 제자들마저 그를 떠났고
그가 믿은 하늘도 눈을 감았다
그는
사랑한 이들로부터 버림받았고
하늘마저도 그를 버렸다
이보다 더 큰 고통이 있을까
십자가는
영원한 진리에로 가는 길이었고
죽임을 극복한 생명이었고
죽음 자체를 이긴 부활이었다
고독은 기도가 되었고
고통은 은총이 되었다
고마운 일이다
(0410, 가재울에서 지리산)
* 성금요일에 그분의 십자가를 묵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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