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 여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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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여기
  • 미디어기평
  • 승인 2020.03.19 11: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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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여기
                                                                                    

눈에 보이는 것들에 대한 두려움보다
눈에 보이지 않는 것에 대한 두려움이
이리도 클 수 있음을
모두가 알게 되는 요즘입니다.

너무도 크고 강해
절대 변하지 않을 것처럼 여겨지던
철옹성의 훈련된 무리들도
한 순간에 무너지고,
추한 모습을 보게 되는 요즘입니다.

작고 여린 생명들이
서로 어울려 지내며,
서로를 위해 내어주고
감사함으로 받고 나누는 마음이,
아름다움을 넘어
유일한 공생의 길(道)임을 알게 되는
요즘입니다.

우리가 살아가는 이유가
최고가 아닌 다른 길도 있음을
알게 되늗 요즘입니다.

스스로 격리하지 않으면
모두가 위험해 질 수 있음도 알게 되어
홀로 명상의 기회를 얻는 요즘입니다.

이제라도,
눈에 보이지 않는 것들을 보게 하소서.
이제라도,
살아가는 방식이 변해야 함을 깨닫게 하소서.

그러니 이제라도,
스스로 홀로 된 시간 속으로 들어가
존재함이 무엇이고
숨 쉬는 의미가 무엇인지
자주 명상하게 하소서.

혼돈의 지금 여기에,
이미 머리로 알고 있어왔던 그 유일한 길을 
이제라도 몸으로 살아가게 하소서.

죽어가시는 당신의 시간 속에
지금, 여기
우리의 죽음의 문화도 함께 죽게 하시고
다시 사는 부활의 때엔
모두가 생명의 삶으로 거듭나게 하소서.

 

김종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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