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일제강제동원시민모임 기자회견 "강제동원 피해자 명예회복인가 반성없는 일제전범기업 명예회복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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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일제강제동원시민모임 기자회견 "강제동원 피해자 명예회복인가 반성없는 일제전범기업 명예회복인가?"
  • 미디어기평 기자
  • 승인 2022.07.27 22: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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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국민의 생명과 존엄을 지켜야 할 정부가 이렇게 막 나가도 되는지 심히 우려스럽다.
❚ 모두 알듯이, 피고 기업들의 이런 안하무인적인 행태는 전적으로 일본 정부 때문이다.

[기자회견문]
강제동원 피해자 명예회복인가? 반성없는 일제전범기업 명예회복인가?

 

❚국민의 생명과 존엄을 지켜야 할 정부가 이렇게 막 나가도 되는지 심히 우려스럽다. 

박진 외교부장관은 25일 국회 대정부질문 답변에서 “우리 측의 해법 제시가 한일 정상회담의 전제조건이 맞느냐”는 윤상현 국민의힘 의원의 질의에 대해 “그렇다”고 말했다. 즉, 우리 정부가 강제동원 해결방안을 마련하지 못할 경우, 윤석열 대통령과 기시다 일본 총리 간 정상회담이 불가능하다는 것이다. 

앞서 18일부터 2박3일간 일본을 방문한 박 장관의 행보는 대일 ‘저자세 외교’ 그 자체다. 특히 박 장관은 하야시 일본 외상, 기시다 총리를 만난 자리에서 ‘민관협의회’ 출범 등 일제 강제동원 문제와 관련한 한국 정부의 노력을 설명한 뒤, “강제징용 판결과 관련해 일본 기업의 국내 자산 현금화가 이루어지기 전에 바람직한 해결방안이 나올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약속했다. 

이런 배경 때문이었는지, 정부는 강제동원 문제 해법 방안을 찾겠다며 일본 방문에 앞서 부랴부랴 외교부 제1차관 주재로 ‘민관협의회’를 급조해 띄웠다. 

참으로 기가 막힐 일이다. 삼척동자도 알 일이다. 해결책은 빚을 갚아야 할 사람이 내는 것이지, 왜 받아야 할 사람이 해결책을 내야 하는가? 그런데도 거꾸로 한국 정부가 해결방안을 내놓겠다니 이런 어처구니없는 경우가 어디 있는가? 

윤석열 정부가 한일관계 복원을 서두르는 이유를 전혀 이해 못할 바는 아니다. 한일관계 복원을 바라지 않을 국민이 어디 있겠는가. 그러나 그 연유가 어디서부터 비롯됐는지를 돌아보면, 정부의 최근 행보는 수긍하기 어려울 뿐 아니라, 주객이 완전히 전도되어 있다.

2018년 우리 대법원은 일본제철, 미쓰비시중공업 등 일본 기업들에 대해 강제동원 피해자들에 대한 배상 명령을 내린 바 있다. 하지만 일본 피고 기업들은 한국 대법원의 판결을 따르기는커녕 조롱하고 있다. 배상은커녕 만나자는 대화 제의조차 묵살하고 있다.

❚모두 알듯이, 피고 기업들의 이런 안하무인적인 행태는 전적으로 일본 정부 때문이다. 일본 정부는 대법원 판결 직후 피고 일본 기업 관계자들을 불러모아 ‘한국 법원의 배상 명령에 따르지 말 것’을 지시하는가 하면, 2019년엔 난데없이 ‘수출규제조치’라는 이름으로 한국 경제를 잠시 큰 혼란에 빠뜨렸다. 

이것만이 아니다. “일본 기업에 배상을 명령한 한국 대법원 판결은 국제법 위반”이라며, “국제법 위반을 시정하고 한국이 해결책을 제시해야 한다”고 생트집을 부렸다. 급기야 끝내 배상 명령을 거부하다 미쓰비시중공업의 한국 내 자산이 강제매각 될 위기에 처하자 “현금화될 경우 강력한 보복조치를 검토하겠다”고 으름장을 놓기까지 했다. 한마디로 ‘도둑이 도리어 매를 들겠다’는 것과 무엇이 다른가? 

강조하지만, 한일관계가 근래 없이 악화된 것은 대법원 배상 판결 이행을 노골적으로 방해하면서 이를 자국 국내 정치에 활용해 온 일본 정부에 전적인 책임이 있다. 그런데 일본 정부가 수출규제 조치를 해제한 것도 아니고, 그렇다고 이 문제와 관련해 아무런 반성의 기미조차 없는 상태에서, 우리 정부가 왜 이렇게 일방적으로 고개를 숙이면서까지 서둘러야 하는가? 

박진 장관의 발언은 돌이킬 수 없는 엄청난 외교적 참사다. “한국이 해결책을 제시해야 한다”는 일본의 억지 주장을 반박하기는커녕, 오히려 우리 정부가 일본까지 찾아가 ‘피고 기업에 손해가 가는 일이 없도록 하겠다’며 시정조치를 약속했기 때문이다. 과연 이게 피해국가 외교 수장으로서 할 일인가?

윤석열 정부에게 묻는다. 정부는 지금 일제에 온갖 수난과 상처를 입은 강제동원 피해자들보다 일본 전범기업을 더 걱정하는 것인가? 피해자들의 명예회복 하자는 것인가, 가해국 전범기업의 명예를 회복시켜 주겠다는 것인가? 

❚법원 판결에 따른 정상적인 강제집행이 법치국가에서 이렇게 ‘불온시’ 될 일인지도 개탄스러울 뿐이다. 특히 이 사건은 단순한 채권‧채무 관계가 아니라 반인도적 불법행위와 관련된 사건이다.

일본 정부는 “현금화가 이뤄지면 강력한 보복 조치를 취하겠다”고 하고 있고, 우리 정부 역시 마치 입이라도 서로 맞춘 듯, “현금화가 실제 진행되면 한일관계가 돌이킬 수 없는 파국 상태에 이른다”고 호들갑이다. 

도대체 어떻게 파국 상태를 맞는다는 것인가? 판결을 4년 동안 거부하는 것은 정작 괜찮고, 판결을 이행하지 않은 피고 기업의 자산을 매각해 현금화하는 것은 한일관계가 파탄날 일인가? 도대체 그런 접근법은 무엇에 근거한 것인가?

민사소송에서 강제집행은 채권자가 법원을 통해 채무를 이행하지 않는 자로부터 권리를 확보하기 위해 취하는 정당한 사법절차다. 특히 이 사건 피해자 측으로서는 판결 4년 동안 배상 의무를 이행하지 않고 있는 일제 전범기업으로부터 채권을 확보할 수 있는 거의 마지막 수단이다. 

미쓰비시는 사죄도 않고 배상도 않고, 대화마저도 뿌리친 상황이다. 이런 상태에서 90대 고령에 이른 피해자들이 법원의 판결에 따라 마지막 수단으로 이렇게라도 나서는 것이 잘못인가? 이런 참담한 사정은 무시한 채, 강제집행이 마치 한일관계를 파탄내는 지각없는 행위나 되는 것처럼 정부가 앞장서서 몰아세워야 할 일인가?

현금화를 걱정하지 않을 방법은 있다. 한일관계 파탄을 지레 걱정하지 않을 방법도 가까이 있다. 그것은 지금이라도 미쓰비시가 법원 판결에 따르면 될 일이다. 강조하지만, 법원 판결을 따르지 않거나, 묵인한 채, 한일관계 파탄을 주장하는 것은 심각한 오류이자, 피해자에 대한 모독일 뿐만 아니라, 국가의 존엄성을 포기하는 것이다. 

끝으로 윤석열 정부에게 묻는다. 대한민국 최고 법원의 판결이 가해국 일본 앞에 이렇게 고개 숙여야 하는 것인가? 윤석열 정부가 강조하는 ‘법치’는 왜 일본 앞에서는 거꾸로 물구나무 서야 하는가? 

다시 한 번 묻는다. 강제동원 배상 판결이 한일관계에 그렇게 장애물인가? 그렇다면 양금덕 할머니를 비롯해 강제동원 피해자들이 일본에 사죄를 요구하기는커녕 오히려 반성문이라도 써야 한다는 말인가? 

당부한다. 한국 정부는 피해자 편에서 도와주지는 못할망정 방해는 하지 말라.

2022년 7월 27일
(사)일제강제동원시민모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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