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재성의 아침을 여는 시
+ 조약돌 +
박무용
나는
어려서
물수제비를
잘 떴었다
학교 앞 저수지 둑을 지날 때면
작은~조약돌을 수면에 날려
끝없이 번져 가는 파문을
세어 보곤 했었다
내 손끝에서
비행접시처럼 날던 조약돌은
지금은 어디서 내 어릴 적 꿈을
그 동그란 물결을 일으키고 있을까
사랑을 준다는 것
사랑을 받는다는 것
조약돌로 물수제비를
뜨는 것 아닐까
내 가슴에
일렁이는
물살 같은
그런 흔들림은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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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사람을 보는 것만으로도
그를 생각하는 것만으로도
가슴에 파문이 일어난다면
그것은 사랑이다
그가 나를 찾아온 이후
나의 가슴은
단 한순간도 잔잔한 적이 없다
우린 누군가에게
작은 파문 하나씩 일으키며
살고 있다
그러니 조심히 걸어갈 일이다
(0219, 가재울에서 지리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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