십자가 아래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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십자가 아래서
  • 양재성 기자
  • 승인 2020.04.10 10:0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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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재성의 詩로 여는 아침

+ 십자가 아래서 +

                            홍수희

 

고독과 고통을 음미하라!

아주 천천히

그리하여 그곳에서

마침내 단맛이 나게 하라!

그때 비로소,

고독은 기도가 되고

고통은 은총이 되리라!

 

++++++++++++++++++++

 

절대 고독!

그는 하늘의 아들이라며

하늘의 뜻에 순명했다

세상은 그를 미쳤다고 했고

종교는 신성을 모독했다고 했다

그리고 마침내

제국은 그를 십자가에 못 박았다

그의 제자들마저 그를 떠났고

그가 믿은 하늘도 눈을 감았다

그는

사랑한 이들로부터 버림받았고

하늘마저도 그를 버렸다

이보다 더 큰 고통이 있을까

십자가는

영원한 진리에로 가는 길이었고

죽임을 극복한 생명이었고

죽음 자체를 이긴 부활이었다

고독은 기도가 되었고

고통은 은총이 되었다

고마운 일이다

(0410, 가재울에서 지리산)

* 성금요일에 그분의 십자가를 묵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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