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인만 기억하는 역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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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인만 기억하는 역사
  • 김종수
  • 승인 2020.04.02 09: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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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인만 기억하는 역사

                                                                              김종수

".....

아벨은 양을 치는 목자였다....

아벨은 양 떼 가운데서 맏배의 기름기를 바쳤다.

주님께서 아벨과 그가 바친 제물은 반기셨으나
...
카인이 그의 아우 아벨을 쳐죽였다."

 

그 뿐이었다. 다른 서술은 없다.

아벨은 죽어 꽃도, 십자가도, 제사음식 차려주는 이 없으나

카인은 살아 저주와 형벌과 용서로 이어지는 삶을 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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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대들을 흙에 묻어 줄 동지들도 그대와 함께 사라졌고,

그대들의 피는 스미다강을 붉게 물들이고

사지 잘린 몸뚱아리는 오쿠라 다리 위에 조롱거리가 되었고

그렇게 불태워져 사탄에게 바치는 제물이 되었고

그렇게 연기되어 사람들의 기억에서 흩어지고, 

현해탄 건너며 꿈꾸던 희망조차

학살자들에겐 죽어 날리는 역겨운 냄새가 되었다.  

 

여전히 피학살자들은 너를 멸시와 비난의 대상으로 삼고 있으며

여전히 학살자가 덧씌운 누명은 그대로 남아 있는데

사람들은 가해자를 향한 분노만 있을 뿐,

학살당한 그대들의 모국에선 추모사조차 없고,  

이름조차 은폐한 이들의 책임을 묻는자도 없다. 

 

숫자도 이름도 모른 채 

가해자를 향한 저주와 복수와 분노의 칼만 갈아댄다면

피해자를 향한 모국의 추도와 위로는 

누구로부터 들을 수 있고, 어디에서 느낄 수 있다는 말인가? 

 

현해탄 건너가 아직 돌아오지 못한 100년 가까운 시간동안

진실은 묻혀 있고 기록은 왜곡되었는데

기억과 추모의 공간, 헌화의 자리조차 만들 못한대서야

어찌 국가라 할 수 있겠는가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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