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661명(비공식 집계)'. 1923년 관동대지진 당시 퍼져나간 유언비어로 영문도 모른 채 죽임을 당한 조선인의 숫자다.
관동대지진 조선인 대학살이 자행된 지 94년. 온전한 진실은 여전히 묻혀있고, 현실도 바뀐 게 없다. 일본 정부의 책임 인정과 사과가 전혀 없는 데다 일본 내에서 한국인을 혐오하는 이른바 '혐한' 시위 등 '헤이트스피치'(증오발언)가 성행하고 있기 때문이다.
재일교포 오충공 감독 제작
관동지진 조선인 학살 다룬
'숨겨진… ' '93년간의… '
시청자미디어센터서 상영
유족 찾기·역사 교육 목표
경남·제주도 등 순회상영도
이런 가운데 100년 가까이 묻혀있는 진실인 조선인 대학살 문제에 30년 넘는 세월을 오롯이 바쳐온 재일교포 오충공(62) 감독의 작품을 볼 기회가 생겼다. 25일 부산시청자미디어센터에서 '관동대지진 조선인학살 기록영화 전국 순회상영'에서 오 감독의 1983년 다큐멘터리 영화 '숨겨진 손톱자국'과 3년 전부터 제작에 들어간 세 번째 작품 '93년간의 침묵-1923 제노사이드'(가제) 일부가 공개된다.
영화 상영 후에는 감독과의 대화 시간도 마련된다. 오 감독이 부산에서 이런 공식 행사를 한 것은 1998년 부산국제영화제 초청 이후 19년 만에 처음이다.
이번 상영은 유족으로 시선이 옮겨간 세 번째 작품을 알리는 동시에 제대로 발굴되지 못했던 유족들을 적극적으로 찾기 위해 마련됐다. 이후 경남 창원, 제주도 등지로 전국 순회상영이 진행되며, 올해 9월 완성 예정인 '93년간의 침묵'과 관련된 스토리펀딩과 크라우드펀딩 등도 계획 중이다.
유족 찾기와 더불어 후세대들에게 역사를 제대로 알려주기 위한 장을 마련하는 차원에서 지역 공동체와 대거 연대해 순회상영을 마련한 것도 주목할 만하다. 공동 상영에 나선 지역 단체는 부산한살림을 비롯해 부산민주시민교육원 '나락한알', 민주공원, 부산온배움터, 금샘마을공동체, 일본군위안부피해자를 위한 역사문학관 추진위원회, 부산생활협동조합, 민족문제연구소 부산지부 등이다. 정외숙 부산한살림 사무국장은 "소녀상 등으로 부산이 한일 간 첨예한 대립의 장이 되고 있는 지금이 영화상영 적기라고 판단했다"며 "아픈 역사지만 제대로 어제를 알아야 오늘을 살고 내일을 어떻게 살아가야 할 지 분명해진다는 차원에서 감독 측의 제안을 받아들여 영화 상영에 공동체들과 힘을 합쳤다"고 말했다.
언론인으로서 오 감독을 취재하던 중 그 취지에 동참해 지난해부터 오 감독과 함께 일하고 있는 신채원 PD는 "일반 민중의 광기에 의해 자행된 대학살과 관련한 진실을 알려내기 위해선 유족 찾기가 급선무다. 대한민국 전체가 유족일 수 있다. 유족 찾기에 많은 관심이 있었으면 좋겠다"며 "혐한이나 반일이라는 감정을 뛰어넘어 이같은 일을 기억하는 것만이 역사를 반복하지 않는 일"이라고 말했다. ▶관동대지진 조선인학살 기록영화 전국 순회상영=25일 오후 7시 부산시청자미디어센터 2층 공개홀. 상영 전 우창수의 노래나무심기 축하공연. 관람료 무료. 누구나 참여 가능. 010-8139-7008.
윤여진 기자 onlypen@busan.com
관동대지진 조선인 대학살이 자행된 지 94년. 온전한 진실은 여전히 묻혀있고, 현실도 바뀐 게 없다. 일본 정부의 책임 인정과 사과가 전혀 없는 데다 일본 내에서 한국인을 혐오하는 이른바 '혐한' 시위 등 '헤이트스피치'(증오발언)가 성행하고 있기 때문이다.
재일교포 오충공 감독 제작
관동지진 조선인 학살 다룬
'숨겨진… ' '93년간의… '
시청자미디어센터서 상영
유족 찾기·역사 교육 목표
경남·제주도 등 순회상영도
이런 가운데 100년 가까이 묻혀있는 진실인 조선인 대학살 문제에 30년 넘는 세월을 오롯이 바쳐온 재일교포 오충공(62) 감독의 작품을 볼 기회가 생겼다. 25일 부산시청자미디어센터에서 '관동대지진 조선인학살 기록영화 전국 순회상영'에서 오 감독의 1983년 다큐멘터리 영화 '숨겨진 손톱자국'과 3년 전부터 제작에 들어간 세 번째 작품 '93년간의 침묵-1923 제노사이드'(가제) 일부가 공개된다.
영화 상영 후에는 감독과의 대화 시간도 마련된다. 오 감독이 부산에서 이런 공식 행사를 한 것은 1998년 부산국제영화제 초청 이후 19년 만에 처음이다.
이번 상영은 유족으로 시선이 옮겨간 세 번째 작품을 알리는 동시에 제대로 발굴되지 못했던 유족들을 적극적으로 찾기 위해 마련됐다. 이후 경남 창원, 제주도 등지로 전국 순회상영이 진행되며, 올해 9월 완성 예정인 '93년간의 침묵'과 관련된 스토리펀딩과 크라우드펀딩 등도 계획 중이다.
사진은 제작 중인 '93년간의 침묵-1923 제노사이드'(가제) 스틸컷. |
언론인으로서 오 감독을 취재하던 중 그 취지에 동참해 지난해부터 오 감독과 함께 일하고 있는 신채원 PD는 "일반 민중의 광기에 의해 자행된 대학살과 관련한 진실을 알려내기 위해선 유족 찾기가 급선무다. 대한민국 전체가 유족일 수 있다. 유족 찾기에 많은 관심이 있었으면 좋겠다"며 "혐한이나 반일이라는 감정을 뛰어넘어 이같은 일을 기억하는 것만이 역사를 반복하지 않는 일"이라고 말했다. ▶관동대지진 조선인학살 기록영화 전국 순회상영=25일 오후 7시 부산시청자미디어센터 2층 공개홀. 상영 전 우창수의 노래나무심기 축하공연. 관람료 무료. 누구나 참여 가능. 010-8139-7008.
윤여진 기자 onlypen@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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