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종수 글, 한지영 그림, 이야기책 <엿장수 구학영>이 일본어판으로 출판되었다. 이 책은 1923년 9월 간토대학살 사건 당시 사이타마에서 이웃마을 자경단에게 학살당한 조선 청년 구학영에 관한 이야기이다.
번역에 참여하여 주신 분들은 在日의 인권을 위해 애쓰는 일본인들과 在日동포들이다. 2021년 초봄에 시작하어 가을까지 매주 화요일에 줌으로 만나 공동번역을 하였다. 책을 번역하면서 구학영이 자경단에게 참혹하게 학살당하는 이야기를 읽고 번역하면서 일본인들은 눈물을 흘리며 구학영의 고난을 함께 느끼고 고통스러워했다.
구학영의 절친이었던 요리이마을의 안마사 기쿠지로는 60여 곳에 죽창과 칼에 찔려 죽은 벗의 시신을 수습하여 정수원에 고이 묻어 주었다. 그리고 그의 신원을 묘비에 새겨 두었다. 훗날 학살자들이 어떻게 조선청년을 학살했는지 똑똑히 기억되기를 바랬을 것이다. 그리고 100년을 앞두고 그의 죽음을 기억하며 애도하는 한일재일시민들이 공동번역을 통해 독자들을 만나게 될 것이다.
이 책을 통해 일본 국가는 재일한(조선)인을 학살했지만 한국과 일본의 시민들은 함께 아파하고, 함께 기억하고, 함께 진실을 알리면서 끈끈한 연대가 더욱 깊어지기를 바라는 것이 저자 뿐 아니라 번역에 참여한 모든이들의 마음일 것이다. 그리고 일본의 국가책임을 끝까지 물을 수 있도록 서로 힘을 받으면 좋겠다.
그동안 수고하신 모든 벗들에게 그리고 일본어 판의 추천사를 써주신 분들께도 깊이 감사의 마음을 전한다.
저작권자 © 1923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