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모임 너무 빡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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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모임 너무 빡쎄요"
  • 김종수
  • 승인 2022.03.22 23: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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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간토대진재 조선인학살의 기록을 강독하는 한일재일시민들의 모임

"이 모임 빡쎄요~~"

<기억과 평화를 위한 1923역사관>에서 매주 화요일 저녁 7시30분부터 9시30분까지 두 시간동안 한일재일시민들이 줌으로 만나 간토학살의 기록을 번역하고 학습하는 모임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간토학살의 증언을 모은 책, 고토구편, 아래 왼쪽사진이 번역자 홍이표, 오른쪽 사진은 편집자 니시자키마사오
간토학살의 증언을 모은 책, 고토구편, 아래 왼쪽사진이 번역자 홍이표, 오른쪽 사진은 편집자 니시자키마사오

오늘도 홍이표 목사님께서 번역발제를 해 주셨는데, 간토대진재 조선인학살의 기록 도쿄지구별 1100가지의 증언 고토구 편(関東大震災朝鮮人虐殺の記録 東京地区別1100の証言 (江東区編)을 벌써 몇 주차로 계속되는지도 가물거린다. 양이 너무도 많기 때문이다. 정말 감사하고 미안하다. 이 학습모임으로 번역할 책을 뒤로 미루고 있지만, 많은 공부가 되고 있다는 소감에 그저 감사하고 미안한 마음에 크게 빚을 지고 있는 심정이다.

자료를 모으고 편집한 니시자키마사오씨는 이 사료들이 일본어 고어와 현대어가 섞여 있어 웬만한 사람이 번역하기는 쉽지 않아, 한국어 출판에 대하여 염려를 하고 있다. 하지만 재일동포 2세이신 80대 김선생님과 40대 뉴커머 재일동포, 그리고 얼본문학 전공 교수님과 일본에서 신학을 공부하신 목회자들이 함께 참여하고 있어 웬만한 1인의 번역보다 훨씬 나을 것이라고 확신한다. 그래서 조만간 니시자키상을 이 모임에 초대하여 이 책이 만들어지게 된 배경과 과정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고 싶고, 공동번역하는 과정을 소개하고 싶다. 

아직까지 일본어 초급딱지도 못 뗀 사람이 나의 진행은 사료에 적힌 증언을 그대로 살리느라 일본어 문법에 맞지 않거나, 매우 상징적 표현으로 쓰인 한 문장 한 문장을 길게 분석하는 시간을 줄여 진도를 빼는 일을 맡고 있다. 무식하면 용감하다고 대충 눈치보아가며 진도를 나아가려 했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작년 7월 12일에 시작한 증언을 강독하는 모임이 벌써 8개월째이다. 강독을 하면서 국적이 다르다는 이유로 느끼는 감정이 서로 다르다. 누구는 미안함으로 괴로워하고, 일본에서 태어나 오랫동안 재일동포로 살았지만 듣도보도 못한 간토학살사건 당시의 저 폭력적인 말투와 잔학한 학살의 장면들을 받아들이기 어려워했다. 그러나 일본 국가가 저지른 간토제노사이드가 세상 사람들에게 제대로 전해져야 하고 그럼으로써 국가책임에 대한 강력한 촉구를 위해서라도 이 자료는 반드시 한국어로 그리고 세계의 언어로 번역이 되어야 한다는 데에 뜻을 함께 하고 있다. 

[기억과 평화를 위한 1923역사관]에는 당시 1923년의 학살의 배경, 계엄령과 공문을 통한 유언비어의 사실화, 학살의 진상, 그리고 중국인을 학살한 기록, 학살피해자를 위령하는 추도비 탁본 등이 전시되어 있지만, 내년에는 간토 각 지역에서 일어난 학살사건의 기록과 증거들을 모으고 조사하고 추도의 마음을 이어 온 지역시민들의 부단한 노력들을 전시하고 싶다. 

   
올 해부터 참가하신 김계자교수께서 하신 오늘 말미에 하신 소감,
"이 모임 빡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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