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대 국회의원회관에서 유기홍의원을 만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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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대 국회의원회관에서 유기홍의원을 만나고 싶다.
  • 미디어기평
  • 승인 2020.03.11 09: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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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대 국회에서 여야 103명의 국회의원들과 함께 [관동대지진 조선인 학살사건 진상규명 및 희생자 명예회복에 관한 특별법안]을 대표발의했던 관악갑 유기홍 전의원을 만나기 위해 여의도의원사무실로 가게 되기를 희망한다.

2007년에 처음 유기홍의원실을 찾아갔을 때의 일이다. 아는 사람을 통해서가 아닌, 그저 재일동포문제에 관심이 있는 유일한 국회의원이라기에 비서실에 연락하여 의원실을 노크하였다.
나는 간토학살사건에 관한 패널전시를 국회에서 열어달라는 부탁을 했고, 정치인들이 이 문제에 깊은 관심을 가져야 하지 않겠느냐는 호소도 하였다.
역사학 전공인 유기홍의원은 이런 나에게 시선을 고정시키고 잠시 쉬었다가 "목사님이시라던데, 한참 외도를 하시네요." 하고 훅하고 여러가지 의미가 담긴 유기홍의원의 한마디 멘트에 당황스러웠다. 잠시 당황했지만, "역사전공자이신 유기홍의원님께서 정도를 걸으시면 목사인 제가 외도를 안하지요"하고 대답하였다. 그리고 난 후 잠시 침묵, 아마 2~3초 정도 흘렀겠지만 그 시간은 나에게 무척이나 길었던 시간으로 기억되고 있다. 그리고 난 후 의원실에서는 유쾌한 웃음소리가 가득했다. 서로를 아는 데는 이 시간이면 충분했다.

그러나 18대 국회의원 선거에서 낙선하였다. 18대 국회의원들 중에 한일관계에 꽤나 이름있는 K의원을 찾아갔으나 '이제와서 그리 오래된 사건을 끄집어낸다고 무슨 소용이 있겠느냐'는 말을 듣고, 더 이상 여의도를 찾지 않았다. 그리고 정부에서 할 수 있는 간토학살진상규명을 위한 국가조사기관을 찾았으나, 어디에도 조사할 권한이 없다는 것이었다.

19대 국회에 유기홍의원이 돌아왔다. 의원실을 다시 찾아가 19대에는 특별법안을 꼭 상정하여 발의하자고 하였다. 2013년 8월 1923한일재일시민연대가 구성한 민간조사단이 수집한 자료(머리와 사지가 절단되어 길거리에 널부러진 학살당한 조선인 사진)들과 조사단보고서를 들고 유기홍 의원실에 전달하였다. 유기홍의원은 간토학살진상규명을 위한 외교부의 대응조치가 미흡함을 (2013년 동북아역사왜곡특위에서)지적하였고, 정부는 그 해 년말에 이승만 정부시절 한일협정을 앞두고 급조했던 학살자명부가 일본 대사관에서 발견되었다고 발표하였다.

마침내 2014년 4월 7일에 유기홍의원이 대표발의하고 여야 103명의 국회의원이 찬성한 [관동대지진 조선인 학살사건 진상규명 및 희생자 명예회복에 관한 특별법안]이 을 발의되었다. 안타깝게도 19대 국회에서 이 법안은 끝내 본 회의에 상정되지 못한 채 폐안이 되고 말았다.

21대 국회는 간토학살사건이 일어난 지 100년이 되는 2023년을 맞이한다. 일본의 국가책임을 묻기 위한 진상조사를 마무리하고 간토학살백서가 나와야 할 시점이 되었지만 아직 국가차원의 진상조사조차 하지 못하고 있다. 정부 역시 공식 추도식도 없고, 6천여 피학살자들을 위한 추도식에 추도사조차 보내지 않은 채, 일본 총리와 도쿄도지사의 망언에도 아무런 대응을 하지 않고 있다.  21대 국회에 유기홍 의원사무실에 찾아갈 수 있게 되기를 희망한다.

관동조선인학살진상규명과희생자명예회복을위한특별법제정추진위원회 기획, 주관 / 국회심포지움
관동조선인학살진상규명과희생자명예회복을위한특별법제정추진위원회 기획, 주관 / 국회심포지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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