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재성의 아침을 여는 시
+ 깃발 +
유치환
이것은 소리없는 아우성
저 푸른 해원을 향해 흔드는
영원한 노스탤지어의 손수건
순정은 물결같이 바람에 나부끼고
오로지 맑고 곧은 이념의 푯대 끝에
애수는 백로처럼 날개를 펴다
아! 누구인가?
이렇게 슬프고도 애달픈 마음을
맨 처음 공중에 달 줄을 안 그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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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 푸른 세상을 향한 깃발
그 깃발 아래 서고 싶다
오로지 맑고 곧은 이념의 푯대
그 깃발을 들고 싶다
궁극적 이상을 향하는 손수건
그 깃발이 되고 싶다
모든 생명이
제 숨을 평화롭게 쉬는 세상
일하는 사람들이 주인 된 세상
그런 세상은 거저 오지 않는다
하늘의 뜻을 제 뜻으로 삼고
노예들에게 자유혼을 불어 넣은 사람들
모세, 스파르타쿠스. 예수...
내가 죽어 너를 살리고자
거짓과 맞선 저항의 십자가들
아, 그 깃발아래 서고 싶다
영원히 그 깃발이 되고 싶다
(0217, 가재울에서 지리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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